고기 바로 알기 / 식육의 기초지식

MEAT ECONOMICS ① 소 | 한 마리의 가치

한우 한 마리의 경제학…도체 1마리가 ‘고기’가 되기까지

등급부터 부위·정육량·숙성·수출까지…한우 한 마리의 상품가치를 들여다보다

편집부2026.10.4조회 2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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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축된 소에 두 개의 등급이 붙는 이유

쇠고기 등급은 크게 육질등급과 육량등급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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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구분하면 육질등급은 고기의 품질 특성을, 육량등급은 도체에서 얻을 수 있는 고기의 양과 관련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한 마리의 경제성을 이해하려면 소비자가 익숙한 육질등급뿐 아니라 실제 정육 생산량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체 100kg이 모두 고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책에는 내장과 뼈 등을 제외하고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주요 부위별 정육량 사례가 소개돼 있다.

제시된 세 사례의 도체중량은 각각 254.51kg, 365.13kg, 347.89kg이었다. 이 가운데 안심·등심·채끝·목심·앞다리·우둔·설도·양지·사태·갈비 등 10개 대분할 부위 합계는 각각 177.42kg, 266.25kg, 241.05kg이었다.

도체중량 대비 비율로 보면 각각 69.71%, 72.92%, 69.29%다. 책에 제시된 사례에서는 도체 100kg 가운데 약 69~73kg이 주요 10개 대분할육으로 생산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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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도체중량과 10개 대분할 부위 정육량 사례. 괄호 안은 도체중량 대비 비율(%). 자료=축산물품질평가원 『재미있는 축산물 이야기(2024)』, 원자료 표기=축산과학원. ※ 개별 사례로 한우 전체 평균을 의미하지 않음.

같은 한 마리인데 안심은 6kg, 갈비는 50kg

한우 한 마리의 상품가치를 이해할 때 중요한 것은 부위별 생산량이 전혀 같지 않다는 점이다.

도체중량 347.89kg인 사례를 보면 갈비는 49.54kg으로 도체중량의 14.24%를 차지했다. 양지는 36.49kg, 등심은 34.30kg, 설도는 32.91kg이었다. 반면 안심은 6.23kg, 1.7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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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부위별 가격은 ‘맛’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한 마리에서 얼마나 생산되는지와 시장에서 얼마나 찾는지가 함께 가치를 만든다.

10개 부위가 다시 39개의 상품으로

도체에서 분리된 쇠고기는 10개 대분할에서 끝나지 않는다. 다시 세부적인 소분할 과정을 거친다. 책이 소개한 쇠고기 소분할 부위는 총 39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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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10개 대분할 부위. 도체는 정형과 분할을 거치며 서로 다른 상품으로 나뉜다. 자료=축산물품질평가원 『재미있는 축산물 이야기(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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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대분할이 다시 39개 소분할 부위로 나뉜다. 자료=축산물품질평가원 『재미있는 축산물 이야기(2024)』

등심은 윗등심살·꽃등심살·아랫등심살·살치살로, 앞다리는 꾸리살·부채살·앞다리살·갈비덧살·부채덮개살 등으로 세분된다. 양지에서는 양지머리·차돌박이·업진살·업진안살·치마양지·치마살·앞치마살이 나온다.

결국 한 마리의 소가 하나의 쇠고기 상품이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도체가 정형과 분할을 거치며 서로 다른 특성과 용도를 가진 수십 개의 상품으로 바뀐다. 이 지점에서부터 한 마리의 ‘경제학’이 시작된다.

양이 적다고 모두 비싼 것은 아니다

희소성은 부위의 상품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지만 그것만으로 가격을 설명할 수는 없다. 부드러움과 풍미, 조리 적성, 소비자의 선호도도 함께 작용한다.

책에서는 쇠고기 부위 가운데 안심을 가장 부드러운 부위로 설명한다. 책에 제시된 전단력 비교에서도 안심은 2.34로 가장 낮았고, 등심은 3.24, 채끝 3.62, 양지 3.99, 앞다리 4.61, 목심 4.84, 우둔은 5.47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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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부위별 전단력 비교. 일반적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연한 특성을 나타낸다. 자료=축산물품질평가원 『재미있는 축산물 이야기(2024)』. 세부 원출처는 원 발간물 표기 기준.


안심은 한 마리에서 생산되는 양이 매우 적은 데다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특성까지 가진다. 반대로 생산량이 많은 부위라도 구이·국거리·장조림·탕 등 용도에 따라 다른 시장을 형성한다.

‘꽃등심’ 이후에도 상품은 계속 만들어진다

공식적인 부위 분할이 끝났다고 상품화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유통·외식시장에서는 마블링이나 숙성방법, 절단 형태, 두께, 사용 목적 등에 따라 새로운 상품명이 만들어진다.

원자료는 ‘설화살’과 같은 표현을 법정 부위명이라기보다 마블링이 좋은 모습을 눈꽃에 빗댄 마케팅 성격의 명칭으로 설명한다. 같은 원료육이라도 어떻게 정형하고 어떤 이름과 용도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상품이 되는 셈이다.

숙성은 쇠고기에 다시 한번 가치를 더한다

대표적인 숙성 방식 가운데 하나인 드라이에이징은 일정한 온도와 습도, 공기의 흐름을 관리하면서 고기를 건조 숙성하는 방식이다.

책은 일반적인 환경으로 1~3℃, 상대습도 70~80%, 공기 흐름 2~5m/s 등을 소개하고, 숙성기간은 최소 10일에서 최대 60일 정도라고 설명한다.

다만 육질등급이 높다고 반드시 드라이에이징에 더 적합한 것은 아니다. 원자료는 지방함량이 높은 고기를 장기간 건조숙성할 때 숙성 효과뿐 아니라 지방 산화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같은 쇠고기라도 나라별 평가방식은 다르다

한국·미국·일본은 모두 쇠고기 등급제도를 운영하지만 기준과 표시방식은 서로 다르다. 우리나라는 육량 A·B·C와 육질 1++·1+·1·2·3을 사용하고, 일본은 육량 A·B·C와 육질 1~5를 조합한다. 미국은 USDA가 Prime·Choice·Select 등 육질등급과 별도의 Yield Grade 체계를 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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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일본 쇠고기 등급체계 비교. 국가별 등급은 평가기준과 구조가 달라 단순히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자료=축산물품질평가원 『재미있는 축산물 이야기(2024)』

국내에서 만들어진 한우 상품, 이제 해외시장으로

한우의 상품화는 국내 시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우는 2015년 11월 홍콩으로 처음 수출됐으며, 2023년에는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가 추가됐다.

해외에서는 한우 공동브랜드 로고 등을 이용해 현지 소비자가 한우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QR코드 등을 통한 정보 확인 방법도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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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수출 공동브랜드 로고. 자료=축산물품질평가원 『재미있는 축산물 이야기(2024)』. ※ 수출국 관련 내용은 2024년 발간물 수록 시점 기준.

한 마리의 가격보다 중요한 ‘한 마리의 구성’

한우 가격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도매시장 경락가격이나 kg당 가격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한 마리의 경제성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다음 단계를 봐야 한다.

도체가 얼마나 무거운지, 육질과 육량은 어떻게 평가됐는지, 실제 정육은 얼마나 생산되는지, 어떤 부위가 얼마나 나오는지, 소비자가 어떤 부위를 찾는지에 따라 한 마리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상품의 가치는 달라진다.

여기에 정형과 숙성, 브랜드, 판매시장까지 더해진다.

소 한 마리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무거운 도체를 만들었느냐만이 아니다. 그 도체를 얼마나 다양한 상품으로 나누고 각각의 가치를 시장에서 실현할 수 있느냐가 한 마리의 경제성을 결정한다.

도체 1마리가 ‘고기’가 되는 과정은 곧 한우산업이 한 마리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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